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면도 전 로션, 묘한 녀석 그루밍 솔루션 사용후기

by mammamia 2025. 1. 16.
반응형

며칠 전 필립스 면도기를 사면서 함께 들인 녀석이 있습니다. 이름은 꽤나 거창합니다. Lab Series Grooming Electric Shave Solution. 병에는 프랑스어로 뭔가 적혀 있는데, 대충 영어로는 Pre-Electric Shave Lotion 같습니다. 다른 분이 댓글로 추천해주신 걸 보고 궁금해서 냉큼 사봤습니다.

반응형

가격은 작은 용량(100ml)에 비해 만만치 않습니다. 3만원 초중반대더군요. 처음 손에 덜었을 때는 ‘이거 그냥 알코올 든 스킨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문지를수록 약간의 유분기가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마치 묽은 베이비오일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렇다고 번들거리는 기름은 아니고, 그렇다고 로션처럼 묵직한 질감도 아닙니다.

 

참 오묘합니다. 바르는 순간에는 싹 스며드는 듯한데, 묘하게 남아있는 유분감이 피부의 건조를 막아주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씻어낼 필요도 없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용 전에 2~3번 흔들어줘야 한다더군요. 유분이 있어서 층이 분리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는 모르고 그냥 썼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면도를 시작해봤습니다.

 

놀랍게도 면도기가 피부 위를 정말 부드럽게 미끄러집니다. 저항감이라고는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겔 타입처럼 얼굴에 끈적하게 묻어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얇은 막이 형성되는 느낌이라 섬세한 면도를 방해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면도 결과 자체는 그냥 건식으로 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녀석, 분명 쓸모 있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피부가 푸석하고 예민해졌을 때, 술 마신 다음 날 피부가 영 매끄럽지 못할 때, 출장 중에 환경 변화나 음주, 시차 때문에 피부 컨디션이 엉망일 때, 그리고 세안이나 샤워 후에 면도를 하려고 할 때 특히 유용합니다. 어쩌다 그냥 기분이 왠지 멋있어 보이고 싶을 때도 쓰게 됩니다.

 

저는 평소 세안 후에 전기면도기를 쓰면 습기 때문에 면도기가 피부에 달라붙는 느낌이 싫어서, 가급적 세안 전에 면도를 합니다. 브라운은 세수 전, 필립스는 세수 후에 면도하라고 권장하는 것 같지만, 밤새 쌓인 피지 때문인지 저는 두 제품 모두 세안 전에 면도하는 것이 더 편합니다.

 

하지만 얼굴이 깨끗하지 못할 때는 세안을 해야 하고, 그러면 습기가 면도를 방해하기 때문에 말려야 합니다. 그 사이 피부는 또 건조해집니다. 로션을 바르면 면도기에 로션이 묻는 것도 찝찝하고, 면도 질감도 방해합니다.

 

결국 세수를 하고 나면 전기면도기 사용이 참 애매해집니다. 습식 면도를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전기면도기로 하는 습식 면도는 영 불편합니다. 덜 면도된 곳을 꼼꼼히 찾기가 어렵고, 사용 후 세척을 해도 면도날을 분해해보면 하얀 폼 잔여물이 붙어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른 방법이 없을까 싶어 찾아보니 올리브영에서 파는 바버 쉐이빙 부스터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투명 겔 타입인데 나쁘지 않아 보였지만, 전기면도용으로 나온 것이 아니고, 겔이 피부에 스며들기 전에 면도하면 면도기 내부에 겔이 쌓일까 봐 걱정되었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나온 전기면도기용 스틱 타입도 있었지만, 후기를 보니 용량이 너무 적고 잔여물이 면도망을 막는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포기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전기면도기를 쓰면서 습식은 하지 않고, 피부 자극을 줄이고 싶거나, 세안 후 건식 면도에 불편함을 느끼는 분들에게는 이 로션이 꽤 괜찮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와!’ 할 정도는 아니지만, 확실히 전기면도에 특화된 제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격이 비싸서 매일 쓰기에는 부담스럽지만, 바버 겔 타입과 비교해봐도 액상이라 조금만 발라도 되니 아껴 쓰면 생각보다 오래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하나 더 사서 집과 출장 가방에 하나씩 넣어두고 싶습니다.

 

Ai 시대의 전동 자동 손톱깍이를 소개해봅니다

평소 손톱깎이 하나에도 꼼꼼하게 따져보는 성격이라, 자동 손톱깎이라는 말에 귀가 번쩍했다. 설마 손톱을 칼로 자르는 건 아니겠지? 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뒤로하고 용기를 내어 구매를 결정

mangamia.tistory.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