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게임& 리뷰

PS4의 명작 호라이즌 제로던 스팀세일로 다시 부활

by mammamia 2021. 6. 24.
반응형

그동안은 플스 4로만 플레이 가능하였지만 이제는 스팀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된 지가 오래되었습니다. 주기적으로 세일을 할 때마다 많이 궁금하셨을 텐데 이게 대체 재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점입니다. 전체적으로는 수작이 맞습니다. 많은 게이머들이 동의할 거예요. PC판의 장점은 일단 모든 DLC가 합본이 된 상태로 출시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제로던
제로던

원래 PS4에서는 처음엔 본편과 추가 dlc까지 모두 다운받으면 10만 원은 훌쩍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많이 팔렸습니다. 아시다시피 콘솔은 어느 정도 완벽하지 않으면 얼리 액세스 따위로 출시하지 않는다는 것은 여러분들도 잘 아실 것입니다.

 

장점
전투
공격 패턴이 정적으로 진행되는 일반적인 게임과는 달리 플레이어의 이동방향을 예상하듯이 전개되고, 기계 생물이다 보니 몸만 쓰는 게 아니라 탄도 병기들도 마구마구 사용한다. 익숙해지기 전엔 어떻게 피하라는 건가 생각이 들지만 적응되면 모션 페이크를 주는 것도 어느 정도 가능하니 몬스터 별로 패턴 숫자도 적고 형태도 단순하기는 하지만 그런 것 치고는 꽤 긴장감 있는 전투감각을 느낄 수 있다.

부위파괴가 상당히 세세히 구현되어 있는데, 부숴봤자 자른 꼬리로 사람 때리고 찢은 날개로 날아다니고 그런 게 아니라 중요부위는 부수면 특정 패턴이 차단되고, 터뜨리는 가운데에 대미지도 확실하게 입힌다. 거기다 그런 부위만 있는 게 아니라 장갑판이나 기타 다른 장식 부위 같은 부위도 여럿 달려있어서 가끔씩 장갑에 맞고 딜이 튕기기도 하고 장갑판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가는 등, 적을 점점 부숴나간다는 느낌이 아주 잘 전달된다. 그래서 필요에 의해서든 재미에 이끌려서든 그런 중요 부위들을 하나하나 제거해나가는 것이 기본적인 사냥법이 되는데, 당연히 미친 듯이 날뛰는 기계 괴수들을 그냥 상대할 수 없으니 때려잡는 와중에 속성 공격과 CC를 자연스럽게 활용하게 된다.

각 속성공격 효과도 효과들 자체는 어찌 보면 좀 뻔한 것이지만 이런 공략의 일환으로 잘 녹아들어 가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뻔하지 않게 느껴진다. 단순히 화살에다 다 때려 박은 게 아니라 어떤 것은 트립 와이어로, 어떤 것은 슬링으로 쏠 수 있는 식으로 각자의 역할을 가진 보조도구에 넣어서 자연스럽게 여러 도구를 활용하게 만든다. 그냥 '약점 속성으로 맞추면 대미지 증가' 같은 심심한 느낌을 최대한 없애려는 고민의 흔적이라 할 수 있겠다. 거기다 일종의 부파 치트 키인 테어 블레스트 화살을 넣어서 그런 총력전 형태의 전투를 너무 강제하지도 않은 것이 화룡점정.

이렇게 전투의 흐름이 끊기지 않으면서도 부위파괴를 통한 단계적 공략을 통해 일단 수비적으로 뻐기면서 패턴 암 기후 맞춰서 들이박는 장기전 느낌 대신 도구와 재치로 괴수를 집요하게 사냥한다는 짜릿한 느낌을 전달해주는 것은 호제던만의 강력한 장점이다.

빠른 이동 부먹 찍먹 올케어
소소하다면 소소할 수 있는 요소지만 빠른 이동을 대하는 3가지 태도에 대한 당위성을 모두 어느 정도 챙겨주는 배려도 꼽을 수 있다.

절대 안 함: 당연히 재료와 샤드를 더 벌 수 있어서 초반부터 쏠쏠한 이득이다.
적당히 함: 막 쓰기엔 은근히 모자라서 필요할 때만 써야 한다는 나름의 이유가 생긴다.
무조건 함: 중반에 언락 되는 무한 황금 팩 바로 만들면 된다.

빠른 이동이라는 게 대부분 쓸 때는 열심히 쓰면서 정작 돌아서선 빠른 이동 때문에 게임이 재미없어진다고 까게 되는 기묘한 편의 기능인데, 그렇다고 없애면 빠른 이동 좀 넣으라고 난리가 난다. 게릴라 게임즈는 그냥 아몰랑 넣을래 하고 넣고 치워도 되는 기능에서도 편의기능 제공과 몰입감 유지 두 가지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시도를 잘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불편하지 않은 재료 수집
수집품을 미친 듯이 뿌리는 대신 몬스터 서식지를 미친듯이 뿌려놓고 수집품은 힌트 섞어서 적당한 숫자만 맵에 배치해놓아서 수집품 모을 부담도 없는데 맵이 텅 빈 느낌도 들지 않는다. 감자 소프트 놈들이 보고 배워야 된다는 소리가 입에서 절로 나올만한 황금 밸런스다. 풀떼기나 나뭇가지 같은 일반 수집품들도 그냥 돌아다니면서 보이는 것만 채집해도 충분할 정도로 잘 나오고, 제작 소재들은 인벤토리가 터질 정도로 과하게 얹어준다. 그나마 좀 귀찮게 모아야 된다는 느낌을 주는 건 회복초 정도고, 이것도 포션 좀 마련하면 완화되기에 큰 부담이 없다. 결정적으로 요철 목을 포함한 자주 쓰이는 소재들은 상인에게서 대부분 살 수 있어서 후반에 많이 필요해지면 일일이 수집할 필요 없이 샤드로 사버리면 그만이다.

신선한 세계관
독특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세계관 구축 역시도 흥미를 더해준다. 유비소프트가 실제 세계나 유명한 기록을 최대한 본떠서 그럴싸한 세계를 만드는데 집중한다면 호제던은 뭔가 난데없는 특이점 하나를 던져놓고 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단점

약초를 모아라 에일로이
난도 시스템이 단순 피해량 피통 수정이 아니라 여러가지를 수정한다. 그런데 이게 약초 수집시 충전량까지 건드리는게 문제. 전투 대비해서 풀떼기 따모으는게 은근히 귀찮은 일인데, 난이도가 높다고 해서 풀 쥐어뜯는 노가다를 더 해야 한다..? 난이도 높으면 약초 최대 스택수를 줄이는 것은 괜찮은 거 같은데, 채집은 좀...?

탈것이 아닌 몸빵
어느 정도 게임을 진행하면 탈 것을 쓸 수 있게 되는데, 이동속도 차이가 너무 심각하게 안 난다. 1분 뛰어 도착할 거리를 탈것을 타면 48초 정도에 도착하는 수준? 조작도 그렇게 민첩하게 되지 않기에 구불구불한 길이면 이리저리 걸리고, 뻑하면 속도가 줄어서 옆구리 터지게 차 줘야 하고, 서식지에 다가가서 전환시키는 시간이 드는 것 까지 고려하면 이게 뭐 의미가 있나 싶은 수준. 그나마 스킬 투자하면 바로 불러올 수 있긴 한데 그다지 빠르지 않다는 것은 여전해서 딱히 탈것에 대한 매력이 없다. 그저 전투할 때 불러서 몸빵 시키는 게 유의미한 행동.

의미 없는 스킬 다수
탈것 수리, 밑에서 암살, 줄타기하다 화살 쏘기 등 당최 뭣에 써먹으라는지 모를 스킬이 너무 많다. 물론 척 봐도 우욱씹 이게 스킬이냐 쓰레기지 싶기 때문에 함정 스킬 속아서 찍고 욕하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보다 흥미로운 스킬을 더 넣을 수 있었을 텐데 이런 함정들을 넣어놔서 육성이 맥이 빠지는 것은 분명한 단점이다.

jot 같은 저장 시스템.
자유롭게 싸돌아다니면서 사냥 채집 모험 다 하는 게임인데 저장장소가 제한되고, 자동 세이브는 퀘스트 라인에만 지원된다. 즉 퀘스트 목적지로 가다가 여기저기 들르면서 3시간을 이 놈 잡고 저거 먹고 신나게 모험하다가 퀘스트 도착지 다 와서 순간의 실수 등으로 죽으면 얄짤없이 막 출발하던 3시간 전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 이거에 몇 번 당하면 보이지 않는 손처럼 보이지 않는 족쇄가 에일로이 모가지에 채워져 있는 걸 포커스로 탐지할 수 있게 된다.
웃긴 건 대부분 퀘스트는 임무를 달성하고 돌아가다 죽으면 진행도가 리셋되지 않아서 달성 후 그냥 바로 죽는 게 편하다는 점. 상식적으로 반대 아닌가?

이놈의 저장 제한으로 인한 문제는 고난도로 갈수록 커지는데, 지나가던 와쳐가 툭 쳐도 물먹은 골판지처럼 자지러지니 자유로운 모험은 무모한 데스 위시 쑤어싸이드 다이브에 가까워지고 결국 플레이어는 정신력 보전을 위해 퀘스트 진행과 몬스터 사냥, 자원 수집 세 가지를 철저히 분리, 차단한 뒤 모닥불을 찍어가며 한 번에 하나의 콘텐츠만 집중 공략하듯 플레이해야 한다. 재미있는 소설인데 교과서에 나오는 바람에 죄다 해체시켜놓고 문제풀이용 지문으로 바라봐야 하는 심정.

자유로운 모험과 험난한 도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안 될 이유가 있을까?

그냥 난이도 올려서 몬스터만 잡아도 충분히 긴장되고 짜릿한데 왜 굳이 저장까지 안 되게 해서 플레이어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걸까. 오 저놈 굵직하다 함 잡을까! 하다가도 아 이거 저장 안 한 지 좀 됐네...라는 기묘한 이유로 사람을 쫄보처럼 모닥불로 달려가게 만드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구식 저장 시스템.

종합

종합적으로 보자면 여러 유명 게임들의 요소를 벤치마킹한 후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과감히 없애고 줄이는 압축-조합 과정을 통해 AAA급 게임이 줄 수 있는 거대하고 완전한 콘텐츠를 과욕 없이 단단하게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 전투, 탐험, 수집, 육성, 도전 등 각 컨텐츠의 개별적인 깊이는 타 게임에 비해 얕기에 파고들기엔 부족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러한 깊이를 구현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단점들(지루함, 가파른 학습곡선, 컨텐츠 과다로 인한 피로 등)을 거의 겪지 않으므로 큰 마음의 준비 없이 게임에 푹 빠져 즐기기엔 더할 나위 없는 구성이다. 거기다 굵직한 DLC와 뉴 겜플 같은 우려먹을 요소도 충실히 업데이트되어 있으니 먹기 좋은 음식이 양도 많은 훌륭한 사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