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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사전

간기증 수술 후기 , 수술 당일날... 3년후 후유증 포함 후기

by mammamia 2021.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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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기증을 드디어 수술하는 날입니다. 정말 많은 생각에 잠 못 이루었고 어떻게 하면 수술을 안 할까 고민도 했었습니다. 수술이라는 것을 살면서 여러 번 하시는 분도 있고 처음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항상 수술은 언제 들어갈지 모르는 기다림으로 인한 지루함과 공포입니다. 특히나 저처럼 수술이 처음인 사람에게는 더욱 두려웠어요.

 

학교 다닐 때에도 선생님한테 맞을 때, 맞는 그 순간보다, 뒤에서 맞는 것을 지켜보는 고통이 더 컸던 것처럼요.. 그래서 서로 맞겠다고 줄 앞으로 나가려고 싸움도 했던 웃긴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던 기억이 있으실 런지들 모르겠습니다ㅎㅎㅎ

 

일단 수술후에는 한동안 씻기 어려울 것 같아서 수액을 꽂은 상태에서 물걸레 적셔서 열심히 씻는답시고 깨끗이 닦아냈습니다. 혈전 방지를 위한 압박 스타킹까지 신으시는 분도 있는데, 저는 남자라 차마 그건 못하겠더라고요ㅋㅋ 친구는 옆에서 망사스타킹은 어떠냐는데, 걱정돼 죽겠는데 쓸데없는 소리 하니까 순간 화났다가도, 현재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는 웃음만 나오네요.

 

여하튼... 수술 전날에는 주치의 선생님이 저녁에 오셔서 설명을 또박또박 잘해주시고 동의서를 받아가셨었습니다. 일단 수술 전에 항생제를 한방 맞고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수술실로 이동하더군요. 기다림이 너무 오래되었다고 스스로 느꼈는지 오히려 수술실 들어갈 때 마음이 홀가분하였습니다.

 

머리에 수술할때 쓰는 모자를 쓰고 하염없이 또 기다립니다. 수술실 안은 정말 하얗더군요. 으스스하게 춥기도 하고요. 온도를 따뜻하게 해 주었으면 공포도 조금 덜하지 않았을까 생각하였지만 여러 가지 무균실을 유지하기 위하여 온도를 맞춰놓은 것 같더라고요. 

 

오랜 기다림의 끝으로 수술실로 들어간후에 여러 가지 안 좋은 기대를 많이 하였지만... 수술실로 들어간 후 호흡기 대주시더군요. 숨을 3~4번 정도 들이마셨다가 내뱉은 후로는 아무런 기억이 없습니다 ㅋㅋ

 

이것이 간기증 수술의 기억의 전부입니다. 그러니 너무 두려워마세요. 엄청 취해서 갑자기 잠들 때 느낌 있죠? 그리고 필름 끊기는 겁니다. 수술대도 생각보다 매우 편했고요. 일어나 보니 회복실... 수술은 금방 끝난 것 같습니다. 한쪽 팔에는 링거 같은 주사가 꽂혀있고, 소변줄과 코에는 위액을 빼내는 줄이 껴있고요. 그리고 채혈을 했는지 팔에 멍든 자국? 정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배가 아프고, 호흡이 상당히 불편하였습니다. 코에 꽂혀있는 관은 살짝 움직일때마다 위 안쪽을 뒤집어 놓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날카로운 고통은 없었습니다. 그냥 여태 인생을 살아오셨다면 충분히 참을만한 고통이니 너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래도 조금의 고통도 싫으시다면 진통제를 달라고 하시면 한결 나아집니다.

 

간 기증 수술이 끝난 후 딱히 느껴지는 고통은 없습니다. 후유증으로 인해 고통을 받을 수도 있을까 두려워하였지만 생각보다 참을만하였습니다. 다만 밤에 잠잘 때마다 깨게 되면 계속 진통제를 달라고 하였습니다. 이거 수술 후유증보다는 진통제 약효 때문에 뿅 가는 것 같더군요... 진통제 달라고 하는 버튼은 마구마구 눌러버리십시오.

 

간기 증후 3년이 지난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수술 전과 똑같습니다. 다만 가끔 보면, 운동도 열심히 하고 건강 챙기면서 살았는데, 비알콜성 지방간으로 현재 치료 중인분도 계십니다. 과연 그것이 간기증으로 인한 것인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예전 수술 전과 똑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간기증 덕분에 술도 거의 안 먹고 훨씬 건강해졌습니다. 반 알코올 중독이어서 소주 한두 병 이상을 안 먹으면 잠을 못 잤었는데, 지금은 아무래도 신경을 쓰다 보니 술을 한 달에 한두 번밖에 안 먹거든요. 근데 이게 또 술을 안 먹어도 얼마든지 생각이 안 날 수가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밤에 푹 자고 싶을 때는 동네를 크게 한 바퀴 돌거나 200미터의 작은 동네산을 오르던가 해서 몸을 피곤하게 하여 술 먹었던 시절처럼 곪아 떨어지려고 하는데요...

 

사실 술로 인해 골아 떨어지는것보다 운동으로 인해 골아떨어지는 것이 훨씬 건강한 느낌은 물론이요, 훨씬 개운하고, 훨씬 꿀잠 맛이 납니다. 그래도 가끔은 술에 취해 골아떨어지기도 합니다 ㅎㅎ 여하튼 병원에서 시키는 데로 잘만 따라오시면 아무런 문제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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