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실염이란 풍선처럼 생긴 주머니(게실)의 염증이 생긴 것입니다. 단순히 말하자면, 감염이 발생할 수도 있고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게실염은 일반적으로 대장(결장)에 영향을 끼칩니다. 왼쪽 아랫배 통증, 압통, 발열 등은 게실염의 일반적인 증상입니다. 일단 너무 걱정은 하지 마세요.
게실염... 하면 꽃게 생각이 떠오르시겠습니다만 꽃게랑은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기억이 나실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뉴스에 나왔던 기사 중에, 현대차 정몽구 회장이 입원 치료했던 병이 게실염이었습니다.
언젠가부터 아랫배가 살살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고통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처음에 저는 골반염인 줄 알았습니다. 참고로 제 나이는 40대 중반입니다.
사실 예전에 3년 전쯤인가... 똑같은 증세로 며칠간 입원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병원에서 골반염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항생제만 맞고 며칠간 있다가 퇴원하고 그냥 잊고 살았었습니다. 사실 게실염인데 그냥 모르고 지나쳤던 것 같습니다. 여하튼 얼마 전에 자다가 엄청난 고통이 찾아왔습니다.
급똥 인가해서 일단은 화장실 가서 변기에 앉았는데 눈앞이 아득해지면서 죽을뻔한 고통이 찾아왔습니다. 식은땀까지 줄줄 흐를 정도였습니다.
어쨌든 응급실로 바로 가서 CT를 찍으니 게실염이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게실염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습니다. 그래서 폭풍 검색을 해보았지요.
게실염의 원인은, 대장에 작은 주머니들이 생기는 병이라고 해요. 이 주머니들이 똥이 지나가다가 그 주머니에 똥이 들어갔다가 못 나와서 결국에는 그 안에 염증이 생기고 배가 아픈 증상이 생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아... 하필 그런 병에 ㅠㅠ 보통은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양에서는 게실염이 오른쪽에 대부분 생긴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 왼쪽에 생겼더라고요.
게실염의 치료는 일단 염증 수치를 낮춰야 한다고 해서 며칠간 음식을 먹지 말고 항생제 투여 치료를 해야 합니다. 물론 물도 먹으면 안 된다고 하니 정말 큰 고통이었습니다.
하지만 게실염이 그렇게 쉬운 상대는 아니었나 봅니다. 몇 달 뒤 다시 배가 아파오기 시작합니다ㅠㅠ 또다시 며칠간 입원해서 약물치료 후 퇴원을 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이게 반복되면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고통이 찾아올 때 느낌이 옵니다. 병원에 가야 한다는 그 느낌... 그러면 무조건 가야 합니다.
계속 반복적으로 오는 이 게실염... 점점 게실염이 찾아오는 시기가 빨라집니다. 마치 자동차 배터리 한번 나가면 점점 방전 주기가 짧아지고 결국엔 배터리 교체를 해야 하는 것처럼요ㅋㅋ 여튼간에 수술을 안 하고 버티다가 점점 입퇴원이 반복되다 보니 생활이 말이 아니게 되더군요.
에라 모르겠다. 그냥 수술 결단을 하고 수술을 했습니다. 많이들 들어서 아시겠지만 수술은 스스륵 잠들기 때문에 수술 자체의 고통은 없습니다.
마취라는 현대 과학의 고마움을 새삼 느끼게 되네요. 수술 때 복강경으로 대장은 40센티 잘라냈습니다. 안에는 게실이 여러 개 있었어요. 수술 후에는 2주간 설사 때문에 똥꼬가 헐어서 꽤 힘들었습니다.
입원 시작부터 수술 후에 회복되는 그 시간이 보름 정도 시간이었는데, 그 보름간 설사를 계속하니 몸무게가 6킬로 이상 빠졌습니다. 완전 다이어트는 제대로 했네요. 대장을 잘라내서 그런지 밥 먹을 때도 소화가 잘 안돼서 소화시키는 시간도 꽤 오래 걸리고요. 그러다 보니 밥 먹는 양도 많이 줄었습니다.
수술 후 두 달이 지난 지금 시점에는 체력적으로나 그런 게 수술 전과 다름없이 돌아와서 정말 기쁩니다. 보름간 약 15일 동안 입원하고 진료비 1400만 원이었는데, 환자 부담액은 350만 원 정도로 다행이었습니다.
게실염으로 대장 절제 후 다시 몸이 가뿐해지고 좋아졌습니다. 다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수술은 일단 뒤로 미루어두고 저처럼 최후의 경우에만 진행하도록 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왜냐하면 몸에 칼 대서 좋을 게 없을 것 같아서요. 건강보험 만만세를 외치고 이 글을 마칩니다. 오늘도 술을 먹으러 갑니다. 다만 게실염으로 인해서 저는 덕분에 술도 많이 줄었습니다. 오히려 게실염으로 인해 더욱 건강해질 기회를 얻어서 감사한 마음까지 들고 있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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