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심리를 이용하라, 군중심리 실험 학자가 말했던 이야기다. 물론 이 양반은 법 없이도 사는 착한 양반이지만 대중을 움직여 나의 이익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군중심리를 이용하라고 말했다.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어떤 상품이나 아이디어가 마치 전염되는 것처럼 폭발적으로 번지는 순간을 뜻하는 말이다. 이해할 수 없는 유행이 확산될 때마다 우리는 그 배후 에서 누군가 군중심리를 폭발시킬 수 있는 '뇌관'을 쥐고 있었음을 발견했다. 그가 언제든 뇌관에 불을 붙이기만 하면 쉽게 유행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군중심리를 유도하면 언제든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기업들이 소비자를 세뇌시킬 때 사용하는 것이 바로 군중심리다. 마케팅의 고수들은 대중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간파해 그것들을 한곳에 집중시켜 거대한 시장을 창출시킨다. 그렇다면 ‘유행’은 어떻게 생겨날까? 일반적으로 3부류의 사람들이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로 군중심리 동조 효과에 관한 이야기다.
첫째, 연락자다.
그들은 친구 사귀기를 좋아하고 인맥이 넓으며, 수시로 자신의 네트워크 안에 있는 사람들과 연락을 주고받는다. 정보를 빠른 속도로 전파하는 능력이 있는데 워낙 인맥이 풍부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가 말하는 정보는 모두 의심 없이 믿는 경향이 있다.
둘째, 전문가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대중의 눈에 '뭐든지 다 아는 사람'으로 비추어진다. 그들은 특정 분야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관련 지식을 주변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또 강한 설득력을 가진다. 사람들은 그들이 말하는 정보라면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 유명 인사나 전문가가 특정 상품의 마케팅에 중요한 광고효과를 내는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셋째, 기업의 마케팅 사원이다.
그들은 누구라도 다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깊은 지식은 없지만 상대가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을 믿게 만드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 그들은 적당한 지식과 이해하기 쉬운 언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함으로써 기꺼이 지갑을 열게 만든다. 그들은 가장 일선에서 직접적으로 판매를 성사시키는 역할을 한다.
유행은 환경이 사람에게 얼마나 거대한 위력을 발휘하는지 보여 주는 예다.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대중을 직접적으로 설득하는 것보다 그들이 처한 환경을 변화시키고 이용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특정한 성향을 가진 환경이 일단 형성되면 개별적인 요인들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소수의 반대자와 이성적인 방관자는 대중들의 기호를 바꿀 수 없으며 큰 흐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군중심리는 맹목적인 특징이 있다. 어떤 흐름이 생겨나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따르게 되고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확산되 면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이런 흐름을 남들보다 먼저 파악하고 티핑포인트를 찾아내 터뜨리면 유행을 자신의 이익과 연결시킬 수 있다. 군중심리는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고 있다.
남을 세뇌시키는 데 노련한 사람들은 군중심리를 정확히 판단하고 이를 냉정하게 이용한다. 우리 주위를 둘러싼 여론과 매스컴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실 그다지 객관적이지 않으며 한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매스컴의 논조라는 것도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고 양극단 사이에서 쉬지 않고 움직인다.
마치 사람들에게 진실한 정보를 주지 않으려는 것처럼 보인다. 극단적인 정보를 좋아하는 것은 대중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극단적인 정보에 감동하고 분노하고 마음이 흔들린다. 군중심리는 한번 자극을 받으면 삽시간에 거대한 파도처럼 유행을 일으킨다. 이 점을 가장 교묘하게 이용하는 이들이 정치인과 마케팅의 고수들이다.
그들은 유행과 추세를 만들어내는 비상한 재주가 있다. 군중심리의 저자이자 프랑스의 철학자 겸 사회학자인 귀스타브리본(Gustave Le Bon)은 “개인이 집단에 속하게 되면 개성은 사라지고 집단의 사상이 그를 지배하게 된다. 집단의 행위에는 이의가 없으며, 감정적이고 지능이 낮다”라고 말했다.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대학교 경영학 교수인 스티븐 로빈스(Stephen P. Robbins)는 경영학 분야에서 수많은 논문과 저서를 발표했으며 그 의 저서 조직행위학은 세뇌 분야의 교과서로 불린다. 이 책에서 그는 개체와 집단, 조직체계라는 세 가지 차원에서 조직에 속한 사람들의 행위를 분석하고 인간의 내면 심리와 외부 행동 간의 관계를 연구했다.
그는 집단사유 현상에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
집단의 구성원은 자신들이 세운 가설에 반박하는 의견을 어떻게든 자기 집단에 유리하도록 합리화시킨다.
둘째,
집단의 공통된 관점을 의심하는 이들, 또는 모두가 신봉하는 논거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에 대해 직접적인 압력을 가한다.
셋째,
의구심이나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은 침묵을 유지하며, 심지어 자기 생각의 중요성을 깎아내림으로써 집단의 관점을 거스르지 않으려고 한다.
넷째,
이의가 없다는 착각에 빠진다. 누군가 침묵하면 모두들 그것을 찬성과 동의의 의미로 해석한다. 군중심리는 이상한 특징이 있다. 아주 단순하며 쉽게 과장하고, 진실이나 세부적인 사항을 세심하게 구분하지 않는다. 대중들에게 “이 일은 어떻게 발생했을까?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라는 의심을 품게 만들려는 시도는 번번이 제대로 시작도 해보지 못한 채 좌절되고 만다.
의심하지 않는다. 군중심리는 한번 폭발하면 순간적으로 극단으로 치닫는다. 사람들은 집단적으로 옳다고 믿는 일에 대해서는 일말의 의심도 용납하지 않으며 가차 없이 묵살해버린다.
불확실성 유행을 주도하는 소수의 배후조종자들을 제외하고 대중에 속한 개인들은 모두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현재는 통이 넓은 청바지가 폭발적인 인기라 해도 한 달 후에는 또 어떤 옷이 유행할지 아무도 모른다.
사람들은 미래에 일어날 변화를 이성적으로 예측하기 힘들다. 소수의 사람들이 유행을 만든다는 사실을 뻔히 안다고 해도 그 흐름 속에서 홀로 뛰쳐나와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냉정하게 판단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군중심리는 이런 두 가지 특징 때문에 작은 자극에도 쉽게 극단으로 치닫는다.
정치인들이 이용하는 것이 바로 이런 특징이다. 연설의 고수나 쇼맨십이 투철한 선거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을 감동시키기 위해 언제나 감성에 호소하고 철석같이 맹세하며 일을 과장한다. 그들은 절대로 논리적으로 이치를 따지고 설득하는 방식으로 어떤 일을 증명하지 않는다. 이성적인 방법으로는 군중심리를 유도하고 이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항상 극단적인 언변과 행동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약점에 불을 붙여 박수갈채와 지지를 얻어낸다.
위에서 말했던것들이 군중심리 특징에 관한 요약본이라고 보고 여러 번 읽어 내 것을 체득하길 바란다. 군중심리 논문 같은 경우에는 너무 이론적인 이야기가 많아서 알기 쉽게 풀어쓴 이러한 글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군중심리의 단점으로는 군중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를 수가 있다는 것인데, 이 군중심리를 이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런 것을 염두에 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군중심리 해결방안은 이론적으로 아무리 이야기해도 마케팅의 달인들을 상대하기가 버겁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는 군중심리를 이용하는 쪽 입장에서 글을 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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