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임수가 아니라 주의력을 이동시키는 방법이다. 이것이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몇 가지 원칙의 대원칙이다.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다. 다음은 사람들과 원만하게 대화하고 협력하기 위해 필요한 원칙이다.
- 대화를 할 때는 일정량의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며 그중에 양측에게 필요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 성실하고 진지한 태도를 보여주어야 한다. 거짓으로 포장된 태도와 훤히 드러나는 속임수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 말하는 태도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 현재의 화제와 연관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주제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서도 안되고 강압적이거나 무기력하게 도피하려는 태도를 보여서도 안 된다.
이 네 가지는 '소통원칙' 이다. 이 원칙들은 직장 내 동료나 상사와 부하직원들이 대화를 할 때 지켜야 할 매우 중요한 것들이다. 이 원칙을 지킨다면 곤란한 문제를 회피하면서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다. 우선 말해둘 점은 이 원칙이 남을 속이라고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질문자, 또는 대화에 참가한 다른 사람들은 당신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느낄 때 비로소 자신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그러나 솔직함만이 능사는 아니다. 진실을 감추고 자기 방어기술을 구사함으로써 여론의 공격을 받아 조직이나 개인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당신이 하는 이야기가 문제나 주제와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어야 하며 상대도 당신과의 대화에서 일정량의 정보를 얻고 또 심한 의구심이 들지 않아야 한다. 직장과 사회에서는 영리하고 약삭빠른 사람들이 인기가 많다.
축구나 농구에서도 페이크(fake) 기술이 있다. 반칙을 저지르지 않으면서 상대로 하여금 중심으로 잃고 넘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기술의 문제이지 도덕의 문제가 아니다. 정보를 교류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은 문제가 생겼을 때 유연하고 순발력 있게 대응하고 정보의 핵심을 파악해 양측 모두에게 유리한 대화의 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화의 방향을 바꿀 때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어떤 말투도 이야기할 것인지도 매우 중요하다. 문제를 교묘하게 피해 동문서답을 하더라도 유창하게 대답한다면 사람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럴 경우 상대방은 당신의 동문서답을 눈치채더라도 심하게 비난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하더라도 말을 어눌하게 더듬는다면 사람들은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 그가 솔직하고 성실하며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해도 말이다. 우리는 또 다른 실험으로 지원자들에게 10분짜리 정치토론 영상 두 개를 보여주었다.
영상 속에서 한 사람은 질문자의 질문을 피해 동문서답을 했지만 언변이 유창했고, 또 한 사람은 질문자의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했지만 더듬거리고 말이 자주 끊겼으며 '음', '그러니 까' 같은 불필요한 단어들을 많이 사용했다.
성실하고 진지하지만 몹시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영상을 다 보여준 뒤 우리는 지원자들에게 두 응답자를 평가하게 했다. 그러자 지원자 20명 가운데 14명이 앞사람에게 훨씬 높은 점수를 주었다.
‘소통원칙' 중에 '말하는 태도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항목이 포함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떤 일이 닥쳤을 때 기존 사고의 틀만 고집하지 말고 임기응변으로 자연스럽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사고가 민첩하고 유연한 사람은 고집스럽고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더 쉽고 자연스럽게 피해 갈 수 있다.
거짓말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러나 분명 영리하고 약삭빠른 사람들이 남들에게 더 신뢰감을 주곤 한다. 물론 자신감도 빠질 수 없는 요건이다. 머릿속은 궤변과 황당한 진실로 가득 차 있다 하더라도 ‘소통원칙'을 지킨다면 그걸 남들에게 쉽게 들키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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