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을 설득할 때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암시를 주는 방법이 있다.

'긍정적인 정보'를 이용해 적극적인 암시를 주라. 정보를 선택적으로 조합해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관점을 부각하고 그 관점에 유리한 논거를 찾는 동시에 불리한 정보는 배제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정보의 오점과 얼룩을 지워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점을 강조함으로써 상대의 생각을 자신이 미리 설정해놓은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이 방법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자신의 관점을 방증해주고 권위적인 의견으로 인정해줄 힘 있는 조력자가 필요하다.  의사와 심리학자가 공동으로 실시한 유명한 실험이 있다.

 

건장한 남성 지원자 두 명에게 혈액을 채취하기로 했다. 먼저 지원자들의 눈을 가린 후 그들의 팔을 고무줄로 동여매고 주삿바늘을 찔러 피를 뽑았다. 피를 다 뽑은 후 그들에게 1인당 400 밀리리터씩 뽑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사실은 지원자 중 한 사람만 실제로 피를 뽑고 다른 한 사람은 주삿바늘만 꽂았을 뿐 피를 뽑지는 않았다.

 

그런데 눈이 가려져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채혈하지 않은 사람도 자신의 피를 400 밀리리터 뽑았다고 생각했다. 잠시 후 실제로 채혈한 사람의 생리 지표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채혈하지 않은 사람의 생리 지표에도 그와 동일한 변화가 나타났다. 실제로 채혈하지 않았음에도 피를 뽑았다는 암시만으로 피를 뽑은 후에 나타나는 신체 반응이 나타난 것이다.

 

혈액량 감소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나타난 것이었다. 정보를 선택적으로 조합해서 제공하는 목적은 상대를 믿게 만드

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과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발언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을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강연자가 예상치 못한 주장을 펼칠 때 사람들은 그의 주장이 객관적이라고 생각하고 쉽게 설득당 한다. 이런 예는 수없이 많다.

 

예를 들어 평소에 구두쇠인 사람이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된 사람에게 거액의 기부금을 쾌척하면 강한 설득력을 발휘해 그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순식간에 변한다. 반대로 평소에는 돈을 잘 쓰는 사람이 자신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에게 배상하면서 인색하게 굴면 그 한 번의 행동으로 인해 그의 이미지가 완전히 뒤바뀌어버린다. 이런 것들이 바로 정보를 선택적으로 조합한 결과다. 정보를 선택적으로 조합하면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일의 방향을 자신이 바라는 쪽으로 유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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