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아쇠 수지 수술 후기를 남겨보려고 이렇게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키보드는커녕 숟가락도 못 들었는데, 이 수술을 받기 전에 정말 많이 고민하였고,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많지 않아서 혹시 도움이 되실 분들이 계실까 해서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이 병의 이름을 보통은 손가락 건초염 이라고들 말씀하시지만 방아쇠수지 라는 이름으로도 말하더라고요. 손가락 건초염의 특징은 손가락을 구부릴 때 제대로 구부려지지 않고 딸깍! 하는 느낌과 함께 구부려지거나, 아니면 아예 구부려지지가 않게 됩니다.
딸깍 거리는 느낌이 느껴진다고해서 권총의 방아쇠 이름을 가져와서 "방아쇠 수지"라고도 불립니다. 이 병은 손가락 힘줄에 염증이 생기고 부어서 인대를 제대로 통과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꾸부러지지 않아서 방아쇠 수지라는 웃지 못할 이름이 붙어 버린 병이지요.
40대 이상에서 많이 생기는 병이라고 합니다. 남자보다는 여자가 많이 발생한다고 하네요. 당뇨환자에게도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특히나 키보드를 많이 사용한다거나, 생산직등등 손가락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발생되는 병이라고 해요. 물론 저는 키보드도 많이 사용하지 않고 손에 무리 가는 일을 일절 하지 않았지만, 손가락 건초염에 걸려버렸네요ㅠㅠ 병의 원인은 아직 현대 과학에서 밝혀진 바가 없다고 합니다.
혹시...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많이 해서 그런가 의심도 했지만... 최근 몇 년간 게임패드는 손에도 대지 않았거든요... 일단 방아쇠 수지에 걸려버리면 일상생활에서 상당히 불편합니다. 젓가락질하는 것도 염증 때문에 제대로 못하고요. 상당히 짜증 나는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일단 이 병은 수술을 기본으로 하지않습니다. 처음에는 무조건 약물과 물리치료 등으로 치료를 해나가고, 전혀 효과가 없다면 (대부분은 여기서 효과를 보고 끝납니다만) 그다음은 주사요법으로 치료를 진행해 나갑니다. 약물치료나 체외충격파 등도 좋은 치료법이지만 주사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하네요. (대부분은 수술까지 안 가는 게 어딘지 참 감사한 병이라고 생각까지도 듭니다)
일단 주사 맞으면 효과는 1시간안에 바로 나타납니다. 참고로 2회 이상 맞으면 안 되는 주사라고 해요. 스테로이드 주사가 힘줄을 약하게 만들어서 안 좋다고 합니다. 여튼간에 이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으면 염증이 없어집니다. 하지만 몇 개월 뒤에 다시 발생할 수가 있어요. 바로 그럴 때 수술적 요법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물론 주사를 맞고 손에 절대 무리 가는 일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하겠지만요. 무리하지 않고 조심했는데도 다시 손가락 건초염이 다시 재발한다면 그때서야 비로소 수술을 생각해볼 만합니다. 처음부터 무조건 수술하지 마시고요. 몸에 칼 대서 좋을 게 없습니다 ㅠㅠ
보통 가장 전통적인 수술법으로는 염증이 생긴 부분을 1센티에서 2센티정도 아주 살짝 절개하고 활차 근막이라는 곳을 약간 절개하는 수술이 이랍니다. 이렇게 하면 염증이 있는 힘줄이 활차 근막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방아쇠 수지가 걸리지 않아요. 아래는 관련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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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이 방법이 가장 확실한 수술이라고 합니다. 저 또한 매우 만족했고요. 다만 1센티 정도의 아주 작은 흉터 때문에 봉합을 해놓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은 물에 묻으면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흉터가 생길 수도 있다고 해요. 남자라면, 그리고 손이라면 특별히 신경 안 쓰시는 분이 많으실 테니 흉터에 대한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거예요.
다른 수술에 비해서 비교적 작은 수술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수술은 수술이기 때문에 한 달 가까이는 수술한 손 전체를 거의 사용 못합니다. 그렇게 해야 재발 방지가 된답니다.
두 번째 방법으로는 하키 나이프 시술이라는 건데요. 최소로 절개해서 진행하는 수술입니다. 수술이라기보다는 시술에 가깝습니다. 하키 채처럼 생겼다고하여서 하키나이프 라고 이름지어졌습니다. FDA에서 인증받은 기구이기 때문에 안전에 대해서는 딱히 의심할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
그냥 하키채처럼 생긴 뾰족한 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시술은 1~2mm 정도만 절개하기 때문에, 상처가 남을 수가 없을 것 같을 정도로 매우 작습니다. 아주 미세하게 절개한 후에 의사 선생님이 동물 같은 감각으로 염증이 생긴 힘줄 근막을 약간 절개하는 방법입니다.
비교적 최근에 생긴 시술이라고 해요. 이 수술은... 아니 이 시술은 수술한 부위가 2일 정도만 물뭍지 않으면 됩니다. 3일 정도 지나면 딱지가 생깁니다. 거기엔 물뭍어도 된다고 해요. 흉터도 없고요. 물론 수술 후 한 달 가까이는 수술한 부위가 뻐근한 건 마찬가지고, 조심해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하키 나이프로 한 시술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가~~~ 끔 재발이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케바케인데, 어디까지나 가끔이라고 하는 걸 보면 재발할 확률은 낮은 것 같습니다. 그건 의사 선생님이 어떤 수술로 할지 판단해야 하겠지만요. 수술 시간도 5분으로 매우 짧습니다. 물론 증상이 심하신 분들이라면 위에 말했던 1~2센티 째서 하는 수술을 진행하셔야 해요.
입원은 하루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고요. 입원비가 4~80만 원 사이로 드는데 ㅠㅠ 하키 나이프 수술은 개인병원에서 수술할 경우 8~10만원 정도로 저렴합니다.
하키 나이프 수술이 싸고, 칼로 절개도 매우 적게하고 무조건 좋은게 아니냐고 생각하실수 있습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가끔 재발의 문제가 생길수도 있고, 위에 말했던 전통적인 1~2cm의 째서하는 수술은 정형외과 전문의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수술입니다. 하지만 하키나이프 수술을 할수있는 의사들은 많지 않다고 합니다.
한국에 이 수술이 도입된 지 15년 안팎이라 아직 선배 의사들에게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많데요. 그래서 대부분은 첫 번째 수술로 많이들 한다고 합니다. 하키 나이프 수술은 비교적 젊은 전문의들 중에서도 일부만 가능하다고 해요. 동료 정형외과 의사들에게 쉽다고 서로 알려주려고 하지만, 감각만으로 진행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두려워서 배우지 않는 전문의들도 있다고 해요.
감각만으로 하기 때문에 고난도 시술이라고도 하는데... 여튼간에 수술보다는 시술을 받고 싶은 것이 인지 상정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대부분은 하키 나이프 시술을 고려하실 겁니다.
그럼 일단 먼저 물리치료와 약물을 해보시고, 안되면 주사요법으로 해보다가도 시간이 몇 달 지났는데도 그대로다 하면 그때 하키 나이프 시술을 알아보세요. 검색해보시면 많은 하키나이프 시술이 가능한 젊은 의사들이 꽤 있을 거예요. 여하튼 저는 수술 후 손가락이 예전처럼 돌아와서 만족합니다. 하지만 항상 조심해서 사용 중입니다.
결론은 걱정할 정도로 큰 병은 아니니 크게 신경 쓰지 마시고 의사랑 병원만 잘 섭외하셔서 진행하시면 다시 손가락으로 피아노도 치시고 기타도 치고 게임도 하고 다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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